빠르고 과감한 결단을

지난 6일(화) 9시 한진해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정협의체는 “한진해운에 담보 조건으로 긴급 장기저리 자금 1000억원 및 추가 지원을 검토”한다고 발표 했다. 이어 한진그룹은 11시에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 담보대출과 조양호 회장의 사재를 합쳐서 1000억 원대에 이르는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연이은 발표였지만 당정협의체의 발표는 한진해운과는 무관한 발표였다. 이어 오후 4시에는 금융당국 및 채권단이 자금 조달에 협력할 것이라며 해운사태 문제 진화에 힘을 보탰다.

지난 8월에 터진 한진해운 문제를 이번 달까지 끌고 올 필요가 있었나 싶다. 사실 법정관리까지 갈 필요도 없이 끝낼 수 있었던 문제라고 생각한다. 법정관리 가기 전에 정부든 한진그룹의 오너가든 빠른 결단은 내렸으면 사태가 이토록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때문에 전 세계에 항만에 선박이 체류되고 향후에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이 일어날 것은 자명하다.

결단이 늦어진 가장 큰 이유는 구체적인 컨트롤 타워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을 주도했지만 기업의 부실함만 드러냈을 뿐이다. 이후에 부실함을 해결할 만한 효과적인 행동을 취하지 못했고 결국 구조조정 대상인 기업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한진그룹 쪽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본인들의 잘못에 의해 구조조정을 받고 그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면 과감히 결단을 내려서 불이 더 커지기 전에 해결을 했어야만 했다,

더불어 책임감이 부족한 것도 결단이 늦어진 데에 한 몫 했다. 조양호 회장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에 채권단에게 강하게 본인의 사재를 통해서 한진해운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면 전 세계의 선박이 체류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조 회장이 사재를 지원하는 것은 큰 결단이었겠지만 그 시기가 늦었음을 고려해 봤을 때 한진해운을 살리겠다는 책임감이 부족해 보인다. 더불어 한진해운의 문제가 국내 물류 생태계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생각해 본다면 조 회장의 빠른 결단이 아쉬워 진다.

반면 삼성의 결단력은 모두가 본 받을만하다. 비록 소수의 배터리 불량 휴대폰 폭발 사고였지만 삼성은 빠른 시일 내에 전량 리콜을 결정하며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옥시, 폭스바겐 등 기업들의 비리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지지 않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의 행보는 다른 기업들이 본 받아야 하는 모습이다. 만약 삼성도 늦장 대응을 했더라면 휴대폰 폭발 사고로 인명 피해가 일어났을 수도 있고 그에 따라 더 큰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다. 빠르고 과감한 결단력, 그리고 책임지는 것에 있어서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지금의 삼성을 만든 근간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한진해운의 영향이 사회 전반에 걸쳐 퍼질 것이다. 그리고 한진그룹은 응당 사회적인 책임도 져야 할 것이다. 그 책임의 형태가 결국에는 돈의 형태로 나타나겠지만 한진그룹이 그 때에는 좀 더 빠르고 과감한 결단력으로 그 문제를 잘 해결하길 바란다.

 

편집국장 김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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