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프로축구리그인 K리그 클래식에서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터졌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사건에 대한 처벌수위와 연맹의 대처 또한 많은 축구팬들의 분노를 사게 했다. K리그에서 일어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K리그의 유명축구구단인 전북 현대의 한 스카우트가 2013년에 전북 현대에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다섯 번에 걸쳐 심판 2명에게 총 500만 원의 뒷돈을 건넸고 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 사건에 대한 징계를 늦추더니 4개월 뒤인 9월 30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승점 9점 삭감과 1억 원의 벌금으로 징계를 결정했다.

여기서 두 가지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엄연히 심판매수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한국프로축구 존립기반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불법행위이다. 이는 승부조작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연맹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이는 매주 주말마다 경기장을 찾는 K리그 팬들은 안중에도 없음을 방증하며,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들의 의욕마저 꺾었다. 두 번째는 징계를 늦춘 문제이다. 이에 대한 연맹의 해명은 서둘러 징계를 결정할 경우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리지 않았을 시 이를 번복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 경남FC의 매수사건 때에는 관련된 모든 심판을 자체조사한 뒤 징계 절차를 밟았었다. 승점 9점 삭감에 대한 기준은 경남FC 사건을 고려하였다고 하면서 징계를 늦춘 것은 고려하지 않았나보다. 좋다. 징계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고 하자. 하지만 그동안에 적극적 조사는 왜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간다. 전북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해서 연맹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면 과연 그게 연맹인가? 적극적으로 조사하겠다는 의지는 보여줬어야 하지 않았을까?

처벌은 끝이 났고 K리그 클래식에서 서울이 극적으로 마지막 경기에서 전북을 상대로 역전우승을 하며 막을 내렸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도 대구FC와 강원FC가 승격하면서 사실상 공식적인 K리그 일정이 끝이 났다. 아직 야구만큼의 열기는 아니지만 매주 경기장에 가보면 많은 축구팬들이 가족, 연인,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직접 관람을 하러 온다. 이러한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더 나은 리그를 만들고 더 많은팬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리그 자체가 공정하고 그 리그를 관리하는 연맹이 떳떳해야 하지 않을까?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연맹이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에 많은 팬으로부터 의구심을 받는 상황에서 스스로 아시아 최고의 리그라고 말할 수 있겠으며 그렇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을 돌아보고 팬들의 목소리를 듣길 바란다. 공정하지 않은 스포츠는 스포츠라고 할 수 없으며 팬 없이 리그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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