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폭염을 요샛말로 표현하면 ‘역대급’이었다. 숨 막히는 햇볕과 공기가 한반도를 뒤덮었고, 폭염이 유독 오래 지속됐다. 밤에도 좀처럼 식지 않은 열기는 동남아를 능가할 정도였다.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무더위가 각종 기록들을 경신하고 있다. 올 여름의 기록은 '최악의 폭염'으로 기억되는 1994년을 넘어섰다. 먼저, ‘서프리카’라는 말이 나오기도한 서울은 지난달 1일 39.6℃를 기록하며 1994년 7월 24일의 38.4℃를 넘어 역대 최고 기온을 남겼다. 같은 날 홍천은 41.0℃로 1942년 대구에서 관측된 40.0℃를 경신하며 국내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에 기상청은 “2018년은 1994년보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더욱 강했을 뿐 아니라, 폭넓게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상현상으로 인해 덥고 습한 공기가 평소보다 많이 유입되었으며, 강한 일사효과까지 더해져 폭염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폭염이 불러온 엄청난 피해

 최근 유례없는 폭염으로 입은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무더위로 인한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농작물 피해와 같은 경제적 손실까지 심각한 상황이다. 따가운 햇볕에 농작물은 말라죽었고, 뜨거운 기온에 가축들은 맥없이 쓰러졌다. 경북 영주시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류모씨는 “계속되는 폭염에 과일이 성장을 멈추거나 상해버려 상품가치가 떨어지면서 피해가 막심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농촌뿐만 아니라 어촌의 피해도 심각했다. 하천·저수지의 물고기가 곳곳에서 폐사했고 동해와 서해, 남해의 급격한 수온 상승으로 양식어류마저 떼죽음을 당했다. 사람도 폭염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현재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극심한 더위에도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별다른 대책 없이 폭염 속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의 통계를 보면 올해 온열질환자는 이미 3,300명을 돌파했고 사망자는 39명을 넘어선 것을 알 수 있다.

‘역대급’ 폭염, 앞으로의 한반도는?

 우리나라의 여름철 기온이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일부 지역보다 높게 상승하고 있다. 아열대는 1년 중 4개월에서 11개월에 걸쳐 월 평균기온이 20도를 웃도는 지역을 일컫는데, 이는 한반도 중부지역까지 아열대 기후대가 됐음을 확실시하는 기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평균기온이 과거 100년간 1.4도 올랐는데, 앞으로는 기온 상승이 빨라질 것”이라며 “역대 최고기온을 넘어서는 날이 매년 많아질 수 있으며 이런 추세라면 한반도 북측까지 아열대 기후가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특히 심해진 폭염은 지구 온난화 현상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아열대 기후가 한반도에서 점점 굳어진다는 데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이겨내라

▲ 폭염 대처방법 (출처 : 국민안전처)

 무더위로 인한 재산피해와 인명피해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지금, 폭염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박주현 의원은 폭염을 자연재해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농업ㆍ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8월 20일 발의했다. 개정안은 제41조 중 ‘기후변화’를 ‘폭염, 기후변화’로 바꿔 폭염을 자연재해로 규정하고, 자연재해의 범위를 확대했다. 이에 강북소방서에서는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하고 폭염 대응 소방 활동 종합대책을 추진하여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소방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폭염 특보가 지속되고 있는 각 지역의 소방서에서는 폭염 대처방법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처방법은 다음과 같다. ▲밀폐된 공간에 어린이, 노약자를 혼자두지 않는다. ▲물, 이온음료 등을 수시로 마셔 체내 수분을 보충한다. ▲가장 무더운 낮 12시부터 3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한다. ▲ 외출이 꼭 필요한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햇빛으로부터 직접적인 노출을 피한다. ▲온열 손상이 의심되면 신속히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119에 신고한다. 이와 같이 자연재해인 폭염을 극복하는 데에는 사회적 측면과 개인적 측면의 노력이 함께 요구된다.

 올해 최고 폭염을 기록한 가운데, 이상기온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폭염 피해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고안해낼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더하여 앞으로 한반도에 확산될 아열대 기후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이에 따른 철저한 대비가 정부에게 요구된다. 더불어 시민들도 본인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 소방서에서 제시한 폭염 대처방법을 반드시 시행할 필요가 있다.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라면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하고 실천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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