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묵 기자
임성묵 기자

 재작년에 시행된 2021학년도 대입부터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규모 결원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다만, 애석하게도 대규모 결원 사태를 맞이한 대학은 대부분 지방대였다. 올해 시행 예정인 2023학년도 대입에서도 상당수의 지방대가 대규모 결원 사태를 겪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방대 대규모 결원 사태의 원인은?

 어쩌다 지방대가 이러한 위기를 직면하게 된 걸까? 학령인구와 전국 대학 모집정원을 비교하면 곧바로 답을 알 수 있다. 2020학년도 대입까지만 해도 대학 입학자원이 전국 대학 모집정원보다 더 많았다. 그러므로 부실대가 아닌 이상, 지방대들도 결원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2021학년도 대입부터 학령인구가 대폭 감소하면서 대학 입학자원보다 대학 모집정원이 더 많아졌다. 이로 인해, 수도권 대학보다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대부터 대규모 결원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수수방관해온 정부와 대학

 출산율 감소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문제는 적어도 19년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지금까지 대학들은 이 사실을 애써 외면해오다가 막상 닥치고 나니 우왕좌왕하고 있다. 2024학년도에는 학생 수가 역대 최저치일 것이라는 학령인구 감소 그래프의 일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부나 대학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지난 수년간 교육부 주도로 입학정원을 줄여왔지만, 최근에 와서는 교육부조차 선발인원 문제를 무책임하게 대학으로 떠넘겨버렸다. 학생 수가 재정의 주된 기반이기 때문에 대학은 일단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심산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1학년도 4년제 대학의 미충원 인원이 1만6400명이 넘었지만 2022학년도 4년제 대학의 선발인원은 전년 대비 894명 감소한 데 그쳤다고 한다. 학령인구 감소 폭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대입 선발인원은 요지부동한 모습이 참 아이러니하다.

 

수도권 大와 비수도권 大의 양극화 점점 심해져

 지난해 9월에 실시한 2022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 원서접수 결과에서 지방대는 더 암담한 현실을 마주했다. 수도권 대학 경쟁률은 대부분 전년 대비 대폭 상승했으나, 지방 대학, 특히 지방 사립대학은 오히려 경쟁률이 감소하는 양극화 양상을 보였다. 한국처럼 수도권 집중 현상이 극심한 국가에서는 입학자원이 감소하게 되면 수험생들의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될 뿐이다. 결국, 시간이 갈수록 우수 입학자원은 수도권으로만 몰릴 것이고 이는 지방의 몰락을 가져옴과 동시에 수도권과 지 방의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어버린 셈이다.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데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결국, 정부와 대학 모두 팔을 걷어붙여야...

 지방대 대규모 결원 현상이 장기적으로 국가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정부와 대학 모두 팔을 걷어붙여야만 한다. 정부는 수도권 대학의 정원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등록금 자율화를 허용함으로써 정원 감축으로 발생한 재정적 손실을 완충 하게끔 도와야 한다. 정원 감축 및 유사 학과 통폐합에 적극적인 지방대에는 대학기본역량진단 재정지원 금액을 더 늘리고, 교직원 인건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존 제약을 없애야 한다. 한편, 정부는 운영을 중도 포기하는 대학이 얼마든지 퇴장할 수 있도록 퇴로도 열어줘야 한다. 폐교 과정에서 재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금전적 지원을 해주고, 이후에 폐교 부지와 건물을 자유롭게 매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대학 차원에서도 스스로 살아남을 길을 모색해야 한다. 대학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를 위해 지역 특성과 연계 되는 특성화를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학 소재지의 지자체 및 기업과 연계하여 각 대학만의 고유한 캐릭터를 구축한다면 수험생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대학이 심혈을 기울인다면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은 상기한 바와 같이 다양하다. 단지 지금 당황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엄청난 위기 상황 앞에 놓인 국가와 대학에도 비상 탈출구는 있다. 다만, 그동안 무시하고 수수방관 해 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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