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경향신문)
(출처: 경향신문)

 

 SK그룹이 자산규모 기준 재계 2위에 올랐다. 삼성과 현대차에 이어 ‘만년 3위’에 머 무른 지 16년 만이다. 이러한 SK그룹의 성장에는 故 최종현 선대 회장부터 이어진 ‘뚝심 경영’이 큰 역할을 했다. 성장이 예상되는 산 업에 끊임없이 도전해 결국 그 산업을 그룹 주력으로 키워내는 추진력이 자산총액 292 조원, 계열사 186개의 2대 그룹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아울러 아들인 최태원 현 회장에 이르러 시대 변화에 앞서는 경영 능력이 더 해졌고, SK그룹은 이러한 총수의 지휘 아래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가속하며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뚝심경영’이 이룬 재계 2위

 5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그룹의 자산총액은 291조9690억원으로, 작년 대비 52조4390억원이 증가하며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06년 LG그룹을 제치고 3위에 올라선 지 16년 만으로, 당시 55조 원에 불과했던 자산총액은 5배 넘게 늘었고 56개였던 계열사도 3배 이상 많아졌다. 정보통신과 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에 더해 반도체와 배터리 등 신사업이 급성장한 것이 2위 도약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사업들은 모두 SK그룹이 기반 없이 투자로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진출 타진 때부터 진통이 컸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거 최 선대 회장이 정유 사업 진출을 모색했지만 여러 차례 실패한 것이 대표적 예다. 이에 최 선대 회장은 직접 중동 왕실과 석유 네트워크를 구축 했고, 이 같은 인맥은 2차 오일쇼크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하루 15만 배럴의 원유를 공급받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 대한 석유공사를 인수한 데 이어 북예멘 유전개발에도 성공하며 정유·석유화학을 그룹의 대표 사업으로 키웠다. 이후 최 선대 회장은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정보통신을 점찍고 사업 준비를 했지만, 이 과정도 쉽지 않았다. SK는 1992년 제2이동통신사업자로 선정됐지만, 특혜시비로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이에 큰 반발이 일자 최 선대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경영진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결국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공개입찰로 인수해 냈다. 이때 탄생한 SK텔레콤은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가 됐다.

 

선견지명 하이닉스 인수…’BBC’ 부문 투자도 확대

 최 선대 회장 별세 후 그룹을 이끌게 된 최태원 회장도 미래성장산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하이닉스 인수다. 반도체는 최 선대 회장이 진출을 추진했 지만 제2차 오일쇼크로 무산된 분야다. 이에 최 회장은 반도체 시장의 미래와 하이닉스 인수의 실익을 검토하여 반도체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확인 후, 3조4267억원에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당시 하이닉스는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연간 2천억원대 적자를 내던 ‘애물단지’였다. 하이닉스가 SK로 인수된 첫해에 2273억원의 적자를 내자 반발의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인수 직후부터 현재까지 매년 조 단위의 연구개발 비를 투입했고 M14~16공장도 신축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는 16조원에서 지난해 말 95조원으로 6배 커졌고, 그룹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효자’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 회장은 이 밖에도 SK그룹의 성장동력 키워드를 배터리(Battery)·바이오(Bio)·반도체(Chip), 즉 ‘BBC’로 정의하고, 2017년부터 전체 글로벌 시장 투자금 48조원의 약 80%를 이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그룹 재편의 핵심은 ESG…”탄소중립 선도 하며 성과”

 주요 계열사 재편과 기업공개(IPO), 비즈니스 분할도 SK그룹이 자산을 불리며 2대 그룹으로 도약하는데 일조했다. 이러한 사업 전략의 핵심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다. 최 회장은 탄소중립 가속화 등 글로벌 트렌드를 국내 어느 총수보다 먼저 포착해 국내에서 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ESG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투자를 늘리도록 계열사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린에너지·바이오기업으로 변신한 SKC와 SK케미칼은 설비투자 증가로 자산규모가 2016년 31조4천억원에서 지난해 47조6천억원으로 급증했다. 또 발전업과 폐기물 처리회사 등 친환경에너지 회사를 설립·인수하면서 계열사도 지난해 말 기준 186개로, 2020년 대비 38개나 늘었다. IPO와 기업분 할로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자산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도 형성됐는데,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리츠는 최근 2년간 자산이 4조원이나 증가했다.

 

 상술한 결과물들로 SK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망하기 힘든 포트폴리오를 형성한 대기업이 됐다. 앞으로도 선견지명을 발휘하여 5대 대기업을 넘어, 한국경제의 심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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