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주기되어 있는 항공기들 (출처: 동아일보)
인천공항에 주기되어 있는 항공기들 (출처: 동아일보)

  코로나19 이전까지 여름 휴가철에 해외여행 가기를 즐기던 직장인 A씨. 이제 방역도 완화됐겠다 지난 2년간 해외에 발 한 번 디디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담대한 유럽 여행 계획을 세우려 한다. ‘뜨악!’ 항공권 예약 사이트를 두리번거리던 A씨는 입이 쩍 벌어졌다. A씨의 눈 앞에 펼쳐진 건 ‘인천-파리 왕복 항공권 350만 원’이라는 문구. A씨는 “예상외 금액이라 먼 유럽 대신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으로 여행 계획을 세워야겠다”라며 못내 아쉬움을 토로한다.

 

폭발한 항공권 수요, 폭등한 항공권 가격

  코로나19 확산세가 전 세계적으로 누그러지는 추세인데다 각국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완화 또는 해제 조치를 취함으로써 지난 2년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인천-뉴욕 왕복 항공권 가격은 410만 원까지 치솟았다. 이 노선은 2019년까지만 해도 100만 원 중반대 가격이었다. 마찬가지로 인천-파리는 380만 원, 인천-시드니는 210만 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시기에 비해 2배 가까이 항공권 가격이 급등 했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걸까? 항공 업계에 따르면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전 국제선 110개 노선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38개 노선, 아시아나항공은 72개 노선을 운영했으나 현재 28개 노선만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보면 34~38% 수준에 불과한 운항률이다. 이는 저가 항공사도 마찬가지이다.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항공사 입장에서는 저렴한 티켓을 내놓을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항공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이유를 설명했다. 턱없이 낮은 항공편 회복률 또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4월 기준 인천공항의 운항편 회복률은 전년 동월 대비 1.9%에 불과하다. 같은 시기 유럽의 회복률은 323%에 이르렀으며 아프리카도 93%를 기록하는 등 국내와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해외 입국자 격리 면제 조치 이후 인천공항 여객 수 는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었지만 일 평균 여객 수는 2~3만 명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이전의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제 유가 지속 상승…항공권 가격 폭등에 가세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경제 회복에 따른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인상된 유류할증료 역시 항공권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유류할증료란 항공사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기본 운임에 할증 형태로 부과하는 요금이다. 5월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7단계가 적용되었으나 이번 달부터 2단계 상승한 19단계가 적용되어 대한항공은 편도거리 기준 비례별로 3만 7700 원~29만 3800원이, 아시아나항공은 4만 400 원~22만 9600원의 유류할증료가 부과된다. 19단계는 2016년 거리 비례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최고 단계다.

 

그간 운항 중단된 A380 투입 계획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해외여행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거리 노선에 초대형기 A380을 투입한다. 대한항공은 오는 7월부터 인천-뉴욕 노선에 투입하는 기종을 B777-300ER에서 A380으로 변경한다. A380을 투입하게 되면 증편 없이도 좌석 수를 늘릴 수 있다. 대한항공 기준 B777- 300ER의 좌석 수는 291석 또는 271석이지만 A380은 407석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번 달 말 방콕 노선을 시작으로 7월부터 LA에 A380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국제선 항공 운항 단계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해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국제선 운항 규모를 코로나19 이전인 2019 년의 50%까지 회복해나갈 예정이다. 지난 5월까지 국제선 정기편은 주 532회였고, 이번 달 부터 620회, 다음 달부터는 매달 주 300회씩 증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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