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돈스파이크’가 9월 26일 마약 투여 혐의로 긴급체포되었다. 이처럼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마약 관련 뉴스가 부쩍 늘고있는데, 실제로도 국내 마약 사범 단속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단속률만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마약사범의 저연령화, 단속 물량의 대량화 등 양적인 증가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악화되고 있어 우리 사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경찰이 고등학생 마약사범에게 압수한 팬타닐 흡연도구(좌)와 펜타닐 패치(우) (출처: 경남경찰청)
경찰이 고등학생 마약사범에게 압수한 팬타닐 흡연도구(좌)와 펜타닐 패치(우) (출처: 경남경찰청)

 

  마약사범 적발 하루 평균 44명꼴

  올해 5월 발간된 대검찰청의 ‘2021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1년에만 1만 6153명이 마약사범으로 검거되었다. 이는 2016년의 1만 4214명에 비해 14% 증가한 수치이며, 하루 평균 44명꼴로 마약사범이 체포된다는 것이다. 또한 검거되지 않은 마약사범을 합하면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단속된 양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1년 마약류 밀수 단속을 집계한 결과 총 1054건, 1272kg의 마약류가 적발되었다. 이는 관세청 집계 이후 최대 규모이다. 2020년 대비, 적발 건수로는 51%, 적발량으로는 757% 증가한 수치이다. 이는 점차 증가하는 국내 마약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대량 밀수로 분석된다.

  국내 마약 문제에서 심각한 점은 단순한 증가 추세뿐이 아니다. 최근 마약 사범중에는 젊은층의, 특히 10대 청소년층의 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20대의 비중은 31.4%였으며, 19세 이하는 2.8%(450명)에 달하였다. 이는 2017년의 119명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다. 이처럼 급속도로 증가하는 청소년 마약 문제는 텔레그램 등의 신규 마약 유통 경로가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마약이 치킨 값’
  마약 거래가 점차 은밀해지며 단속은 어려워지고 있으나, 반대로 접근성은 더더욱 증가한 점이 마약사범 증가의 원인으로 지 목당하고 있다. 추적·단속이 어려운 텔레그램이나 다크웹, SNS 등에서는 어렵지 않게 마약 거래글을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따르면, 마약 단속 건수의 72.8% 가량은 텔레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거래대금은 주로 가상화폐를 이용하기에 더더욱 추적이 어렵다.

  이러한 마약 거래는 ‘던지기’라 불리는 비대면 거래로 진행된다. 가상화폐로 대금을 지불하면 판매자가 미리 숨겨둔 장소의 위치를 구매자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거래 방식은 관계 당국의 단속마저 쉽게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약 거래가 이처럼 활성화되자 가격도 내리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필로폰 1회 투약분(0.03g)은 10만원 내외였으나, 현재는 3만원 내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마약이 치킨, 피자 값’이라는 말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앞서 언급하였듯 청소년층의 마약사범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것이다.

 

  신종 마약마저 급증

  필로폰, 대마 등의 기존 마약뿐 아니라 새로운 마약류, 신종 마약마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신종 마약이란 그동안 남용되어오던 약물과는 달리 새롭게 만들어진 마약을 의미한다. ‘엑스터시’, ‘프로포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법당국은 이를 일단 ‘임시 마약류’로 지정후 확산을 막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1년 이후 247종이 임시 마약류로 지정되었고, 이 가운데 150종이 ‘마약류’로 전환되었다. 다만 사법 당국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 신종 마약의 개발 속도가 너무 빨라 단속에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주로 말기 암 환자의 진통제로 쓰이는 ‘펜타닐’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모르핀의 100배가 넘는 효능을 지닌 펜타닐은 마약류 의약품으로 엄중히 관리되고 있으나, 허위 처방을 통해 무방비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 주로 청소년층이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여러 병원을 다니며 허위 처방을 받아 오남용되는 상황이다.

 

  식품 의약품안전처에서는 매년 전국의 하수처리장에서 하수 샘플을 수거해 마약이 얼마나 함유되어 있는지 분석한다. 올해 5월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전국 57개 하수처리장 모든 곳에서 필로폰, 엑스터시 등의 마약류가 검출 되었다. 검출양 또한 인구 1300명 당 1명꼴로 매일 1회씩 필로폰을 투약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이처럼 심각해지는 우리 사회의 마약 문제, 이제는 해외의 일이라 치부하고 넘길 수 없다. 지금이라도 사회 모든 방면에서의 대처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마약으로 고통받고 있는 경우 언제든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1899-0893)에서 상담 및 치료, 재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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