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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건물화재, 통신화재까지
손규영 기자 | 승인 2018.12.10 00:00

 지난달 24일, 서대문구 충정로 3가에 위치한 KT 아현지사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일대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지역에서 한동안 통신장애가 일어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인해 한동안 KT 인터넷, 휴대폰 무선통신 등에 장애가 생기면서 화재로 인한 간접피해 또한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KT화재, 사회 인프라까지 마비

 이번 KT아현지사의 화재로 인해 서울 마포구, 서대문구 등을 포함한 서울북서부 지역과 경기도 고양시 일부에 이르기까지 한강 이북 서부 수도권 지역에 대규모 통신장애가 일어났다.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는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작동 장애뿐만 아니라, KT 통신망으로 연결된 ATM, 신용카드 단말기 등에도 문제를 일으키며 일대 지역 상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일대 지역의 편의점, 음식점 등의 카드결제가 마비된 데다 ATM의 현금인출까지 불가능하게 되며 소비자 또한 어려움을 겪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통신장애가 치안과 방범, 그리고 의료시설에 이르기까지 사회 인프라 자체에 큰 피해를 입혔다는 점이다. 통신사업자가 KT로 등록되어있는 서울지방경찰청은 화재이후 112시스템, 경찰 상황조회 핸드폰 등 경찰내부시스템이 모두 마비되었다. 이 때문에 서대문경찰서를 포함한 다섯 곳의 경찰서에서 정보전달을 무전으로 통신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또한 화재 지점에서 약 8km 가량 떨어진 한 병원에서는 화재발생 당일 환자의 진료기록 등이 담긴 전산 차트 시스템이 먹통이 되어 응급실이 폐쇄되기도 했다.

 한편 복구 작업은 사건당일부터 계속되어 광케이블 회선은 복구가 거의 완료되었다. 따라서 광케이블을 이용하는 고객 및 시설의 피해는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리로 된 동케이블 회선 복구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동케이블과 연결된 유선전화로 영업하는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저 가능성만... 오리무중인 화재원인

 KT 아현지사 화재의 원인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서울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여러 관계기관이 합동하여 조사 중이지만, 아직도 원인에 대한 실마리는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화재가 건물 지하의 통신구 연결통로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원인을 찾기 어려운 이유이다. 통신구 내부에 CCTV가 없어 화재 당시 상황을 알 수 없고, 화재 당일 유독가스 탓에 소방대원들이 지하로 진입하지 못하였다. 또한 지하 내부는 모두 타버려 발화 시작점조차 유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쥐가 통신구 안으로 들어가 화재가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유추까지 나올 정도로 원인 감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합동기관의 조사결과, 피해가 커진 원인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KT 아현지사는 서울의 4분의 1이나 담당하는 허브 지사임에도 불구하고, 핵심 망이 위치한 지하 통신구에 CCTV나 스프링클러가 단 한 대도 없을 만큼 안전관리가 부실했다는 점이다. 또한 KT 아현지사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상 정부가 직접 관리해야할 C등급 이상 수준의 중요 시설이었다. 그러나 회사가 관리하면 되는 D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었기에 스프링클러와 같은 기본적인 소방시설도 없는 부실한 상태로 유지되었다는 점 또한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었던 요인으로 보인다.

 

성급한 복구대책과 피해보상

 화재 이후 KT는 곧바로 복구대책과 피해보상안을 내놓으며 사고 대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KT는 완전복구 목표 시점을 1주일로 잡고, 경찰 등 사회 중요 시설을 우선으로 복구 작업을 진행하여, 약 일주일 만에 무선회선과 광케이블에 기반한 인터넷, 유선회선을 99% 복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케이블의 경우 굵기 및 무게와 안전상 문제로 복구가 더뎌, 동케이블 기반 유선회선을 사용하는 소상공인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소상공인연합회가 KT 아현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하면서 간접피해에 대한 보상은 소송까지 연결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KT는 이번 화재사고로 피해를 입은 유무선 가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요금을 감면하기로 밝혔다. 또한 지난달 29일, 복구기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동케이블 기반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총 3개월 이용요금 감면, 동케이블 기반 일반전화 이용고객에게 총 6개월 이용요금 감면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책은 간접 피해 금액을 추정 및 집계하고 보상하는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확실한 보상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 KT 화재사고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찰 등 중요기관에서 화재와 같은 사고로 통신이 마비되었을 때 대체할 예비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과 통신케이블이 설치된 중요한 지점에 소방시설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IT 강국이라는 이름에 먹칠을 한 것과 같다. 통신 장애가 자칫 사회 인프라까지 마비시킬 정도로 큰 피해를 입히는 만큼 이러한 장애에 대한 확실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이다.

손규영 기자  sonjong@ka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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