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초, 많은 사람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주식이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한 2020년 주가 대폭락 사태 이후 많은 사람이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공매도란?

▲ 공매도의 수익 구조 출처: 한국경제

 공매도는 타인의 주식을 빌려서 팔은 후, 해당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음으로써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즉, 어느 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 이득을 얻는 구조이다. 예시로, 10만 원의 가격으로 주식을 빌려서 산 뒤 주가가 8만 원으로 하락하면 그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해 빌린 주식을 갚아, 2만 원의 차익을 얻게 된다. 다시 말해, 높게 빌린 가격과 낮게 갚은 가격의 차익을 통해 이익을 얻는 방식이다. 주식의 가치가 음수가 될 수 없으므로 기대 수익은 상한선이 정해져 있지만, 기대 손실은 무한대를 기록할 수 있는 투자 방식이다.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공매도에 대한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의 인식은 매우 좋지 않다. 공매도에 관한 진입장벽의 차이와 기관에 대한 일방적인 우대로 개인은 매우 불리한 위치에 서 있기 때문이다. 진입장벽의 경우, 미국과 일본 등 여러 선진국에서는 개인이 기관과 비교했을 때 큰 차별 없이 비교적 낮은 문턱으로 공매도에 대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은 공매도가 큰 제한 없이 가능하지만, 개인은 그 제한이 매우 높다. 따라서 공매도가 사실상 불가능한 개인은 이익을 얻기 위하여 주가가 오르기만을 무작정 기대해야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은 주가가 하락하여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불공평하다는 비판을 듣는다.

 기관과 개인에 대한 차별 또한 부정적인 인식에 한몫을 더 하고 있다. 주식을 빌려주는 건 크게 대차거래와 대주거래로 나누어진다. 대차거래는 증권사, 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주식을 빌리는 것이다. 개인은 기관보다 신용도가 낮고, 자금력이 부족하여 대차거래가 불가능해, 주로 외국인과 기관이 해당 거래를 사용한다. 따라서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하고 싶으면 증권사의 대주거래를 이용해야만 한다. 대차거래는 대여 기간이 6개월에서 1년이지만, 대주거래는 30일에서 90일 정도다. 개인은 기관과 비교해 공매도를 비교적 짧은 기간만 할 수 있으며, 대주거래의 수수료는 5% 이상으로, 1~4%의 수수료를 받는 대차거래에 비하여 수수료 또한 높다. 그 이외에도 대주거래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전국에 6곳 밖에 없다는 점, 디지털화 시대에 수기시스템이라는 구시대적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기관이 불법 공매도를 통해 기록을 조작하면 그 사실을 알 수 없다는 점 등의 이유로 인하여 수많은 개인의 비판을 받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엄청난 불신으로 인하여 공매도가 악의 축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공매도가 단점만 존재한다면 애초에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공매도는 주식 시장의 효율성과 자금 유동성을 높이며, 버블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공매도는 주로 고평가된 주식을 높은 가격에 매도하여 적정한 가격으로 낮춘 뒤 주식을 매수하여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는 전체 금융 시장의 균형적인 발전과 버블과 침체의 억제 등의 장점으로 인하여 공매도가 꼭 필요한 제도라 주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공매도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제도이지만, 단기적 시장에서는 기관이 일방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여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비판을 받게 되는 필요악의 위치에 서있다.

게임스탑 주식 사건

▲ 5일 동안 급상승과 급하락을 오간 게임스탑의 주식 출처: CNBC, 조선일보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에 비해공매도에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있는 사실을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호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진입장벽은 낮다고 하나, 개인과 기관 간의 자금력의 차이로 인하여 결국은 기관이 개인에 비해 월등한 위치에 서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년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건은 공매도에 대한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를 보여준 사건으로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되었다.

 게임스탑은 오프라인 게임 유통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2020년 11월 신형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 5와 그 경쟁품인 Xbox 시리즈 X가 출시되고, 게임스탑의 이사진에 라이언 코언 등 새로운 사람들이 합류한다는 소식 등의 호재 요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전부터 스팀, 오리진과 같은 온라인 게임 유통사들에 밀려나고 있었으며,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생활의 중심을 차지하는 가운데 오프라인 게임 유통 기업의 전망은 크게 좋지 않았다. 전망은 밝지 않지만 적당한 호재로 인하여 어느 정도 주식의 가치가 고평가되어 있었고, 이로 인하여 게임스탑은 기관의 좋은 공매도 대상이 되었다.

 2021년 1월 22일 공매도로 인한 게임스탑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본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 소위 ‘개미’들은 레딧이라는 한 사이트를 중심으로 결집해 주가를 계속 폭등 시켜 게임스탑의 공매도에 참여한 기관을 파산시킬 것을 공모한다. 공매도 세력은 개미들을 멍청하다고 비난하며 단순한 일시적인 소요 사태일 뿐이라는 도발을 통해 개미들의 분노를 부추겼다. 27일에는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개미들을 응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개미들의 매수를 부추겼다. 지속적인 주가 상승으로 인하여 공매도 세력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다시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 ‘숏 스퀴즈(Short Squeeze) 현상’을 마주하게 된다. 대표적인 공매도 세력의 기관 중 하나인 멜빈 캐피탈은 30%에 달하는 손실을 입고 긴급히 자금을 조달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던 중 1월 28일, 미국의 HTS1) 앱 로빈후드를 시작으로 몇몇 HTS 앱들이 게임스탑의 매수를 제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후일 로빈후드는 게임스탑으로 인하여 거래대금이 폭증하여 증거금의 부족으로 인해 자금을 조달하기 전까지 불가피하게 거래를 제한하게 되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당시에는 공매도 세력이 로빈후드의 배후를 조종하여 매수가 불가능하게 만들어 가격 하락을 노렸다는 의심을 받게 됨으로써 사건에 더욱 불을 붙였다. 많은 공매도 세력들의 관리자들은 실형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유시장의 주가를 조작하였으나 결국 숏 스퀴즈의 시점을 늦추는 데에 밖에 머무르지 못했고, 30일 목표물이 되었던 헤지펀드 기관들이 항복하면서 사태는 잠시 일단락되었다. 현재까지도 게임스탑의 주가는 세 자리 퍼센트의 상승률과 하강률 곡선을 그리고 있는 불안정한 상태이다.

 어떻게 이러한 사태가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 요인들이 존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제로 금리로 인해 주식에 돈이 몰리게 되어 청년층의 주식 투자가 증가하였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08년 금융 위기로 인한 월 스트리트 금융가에 대한 불신 및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하였으며 일론 머스크와 같은 개인을 뭉치게 해줄 구심점이 존재했다는 것이 그 원인이라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월 스트리트가 일으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큰 피해를 입은 중산층의 자식들이 성장하였고, 그들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겨있던 게임스탑이 또다시 월 스트리트의 대상이 되자 그동안 쌓여있던 월 스트리트에 대한 악감정이 폭발하였다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실제로 레딧의 한 유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하여 자신의 아버지가 회사와 주택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었고, 그들로 인해 폐인이 된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서 싸우겠다는 글을 올릴 정도로 월 스트리트에 대한 미국 중산층들의 악감정은 심각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주식 거래의 접근 편리성과 여러 요인이 겹쳐져 게임스탑 주식 폭등 사태가 일어나게 되었다.

 원인은 매우 복합하지만, 게임스탑 주식 폭등 사태로 인하여 전 세계의 수많은 개미들이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고, 공매도 개선의 목소리가 우리나라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게임스탑 주식 폭등 사태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하나의 특수한 사건이지만,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작게나마 미친 긍정적인 영향이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1) 온라인을 통해 주식을 매매하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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