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해 어떤 사람이 ‘착하다’고 평가하면 기분이 어떤가. 착하다는 것은 좋은 의미이니 기분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 사람이 나를 만만하게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는 모두 ‘착하면 손해 본다’는 사회적 통념에서 비롯된 생각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말은 사실일까?

현재와 같이 경쟁이 심한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취업을 하기 위해서,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운다. 어학 능력, 재력, 외모, 글쓰기 실력 등등은 경쟁력하면 떠오르는 단어이다. 하지만 도덕성은 어떤가? 도덕성은 경쟁력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단어일 뿐만 아니라 높다고 칭찬받거나 인정을 받게 되는 능력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단순히 착하다는 것이 도덕성이 높다는 것은 아니지만 ‘착하면 손해 본다’ 이 말 속에서 우리는 도덕성이 높으면 성공을 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덕성에 대한 심리학 이론에는 1930년대 발달 심리학자 피아제(Piaget)의 도덕성 발달 이론과 그에 근거한 콜버그(Kohlberg)의 도덕적 사고의 발달 이론이 대표적이다. 피아제의 이론에 따르면 아동의 도덕적 사고와 판단은 인지 발달 단계와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달한다. 즉, 도덕성 발달은 자아 중심성을 탈피하고 다양한 관점을 인정하는 인지적 능력과 다양한 관점을 수용할 수 있는 조망 수용 능력에 영향을 받는다.

성공하는 사람은 문제해결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문제 해결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해결방법을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편협하게 생각하고 좁게 바라보기 때문에 해결하지 못한다. 또한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여러 명의 사람을 잘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을 종합하고 수용해야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시각을 갖고 많은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도덕성이 발생한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도덕지수가 높은 아이가 경쟁력과 행복지수에서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도덕성이 뛰어난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성공할 가능성과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이 결과는 착하면 손해 본다는 말이 틀리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처럼 도덕성은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도 중요한 경쟁력이지만 사회에 있어서도 꼭 필요한 존재이다. 도덕성이 당연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도덕성을 경쟁력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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