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여행 시 지상과는 다른 기내환경으로 평소 건강상태와는 무관하게 불편함을 호소하는 승객들이 있다. 뿐만 아니라 항공기 내부에는 승객들이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소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무사히 도착지에 착륙을 해도 얼마 전까지 지냈던 지역의 시간대와는 다른 시간대 속에서 생활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위와 같은 건강한 항공여행을 저해하는 요소를 극복하거나 예방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① 1970년대보다 더 좁아진 21세기 항공기 좌석
미국 포춘지가 1970년대와 최근 항공기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 크기를 비교한 결과 기내에서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과 직결되는 좌석의 Pitch는 35인치(약 88.9㎝)에서 31인치(약 78.74㎝)로 줄어들었다. 평균 너비는 18인치(약 45.72㎝)에서 16.5인치(약 41.91㎝)로 축소됐다. 이러한 이유로 비행기 내에서 오랜 시간 앉아있게 되면 손과 발이 붓고 저리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을 겪는 승객들이 증가했다. 일시적인 부종은 비행기에서 내리면 좋아지지만 벨트, 청바지, 반지 등 몸을 꽉 조인 의복이나 장식품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장시간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예상치 않은 응급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탑승 전 반지나 꽉 조이는 장신구는 몸에서 제거하고 청바지나 조이는 옷 보다는 헐렁한 옷을 입도록 하고, 굽이 높은 구두보다는 편한단화를 신는 것이 좋다. 또한, 한 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 복도를 걷고 다리를 주무르거나 힘들다면 자리에 앉아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여 발목을 움직이는 운동을 해야 한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의 예방책이기도 한 수분 공급은 기내에서 신체 컨디션을 유지하는데가장 중요하다. 보통 실내에서 유지되는 30-65% 습도와는 달리 일반적으로 기내 습도는10~20%에 불과하다. 기내에서 승무원에게 물을 요청해도 되지만 가능하다면 탑승 전에 물 한 병을 사서 휴대하는 것이 좋다. 항공사에 따라서는 병에 담긴 미네랄 워터가 아닌 일반 음용수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소독·살균 상태가 불량한 기내 물탱크에 저장되어 있는 음용수가 그리깨끗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2015년 6월 캐세이 퍼시픽 여객기 22대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14대에서 채집한 물 샘플에서 오염물질이 발견되는 등 기준치에 미달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② 기내 식중독
승객들은 항공권에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한 만큼 기내의 모든 물품은 항상 청결하며 관리가 잘 되어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내 담요조차도 매일 세탁하지 않는 항공사가 많다. 좌석, 화장실 손잡이 등 기내에서 손이 닿는 곳은 모두 외부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있다. 그렇기에 기내 위생 상태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는 위험하다.
특히 항공기 기내식은 당일에 신선하게 만들어 먹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보관시간을 염두에 두고 만든다. 미리 만들어 둔 음식을 기내에서 데워먹는 수준이기 때문에 태생적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보관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위생 위험요소 역시 증가한다.
1975년에 오염된 햄으로 인해 발생했던 일본항공 기내식 식중독 사건으로 기내식 위생 문제가 결정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조종사에게 일반 승객 기내식과 다른 음식을 제공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고, 조종사와 부조종사는 서로 다른 음식을 취식하는 분위기를 확산시켰지만 이후에도 기내식 사고는 계속되었다.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 퍼스트클래스 기내식


1984년 3월 12일부터 14일까지 운항했던 영국항공 총 13편에서 1천 명에 가까운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퍼스트클래스 승객과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 승객 631명, 승무원 135명, 지상 근무자 약 100명에게서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 결국은 2명의 사망자를 낳고 말았다. 감염 요인은 퍼스트클래스 기내식에 사용된 젤리였는데 규정을 지키지 않고 대량의 젤리를 3일 동안 상온에서 방치했던 것이 결정적인 식중독 사고 요인이었다. 당시 식중독 증세를 보인 승무원들은 승무원에게 제공되는 기내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가 오염된 퍼스트클래스 기내식을 취식하며 사고가 확산되었다. 이 사고 이후 영국항공은 객실 승무원에게 일반 승객과구분된 승무원용 음식만 취식하도록 지시했다. 이러한 규정 변경에도 불구하고 부조종사와 항공기관사가 식중독에 걸리거나, 오염된 기내식으로 콜레라에 감염된 승객 가운데 한명이 사망하는 등 식중독 사고는 그치지 않았다.
항공여행을 하는 모든 승객들은 오염된 기내식으로 인한 식중독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그러므로 식사 전에 손을 씻고, 기내식에 햄·치즈·소시지를 포함한 가공식품과 같이 쉽게 오염될 만한 재료는 없는지 맛이 이상하지는 않은지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③ 시차증후군
비행기를 타고 출발지와 시차가 있는 곳으로 여행을 하면 생체리듬이 바뀌면서 시차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시차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시차증후군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체 시간리듬을 미리 바꾸는 것이다. 자신의 신체 시간리듬을 도착지 시간대에 맞추기 위해 며칠에 걸쳐 잠자고 깨는 시간을 서서히 조절하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동쪽 지역의 시간대에 적응하는 것이 서쪽 지역 시간대에적응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한다. 즉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여행을 간다면 유럽을 갈 때보다시차 적응이 수월하지 않다. 동쪽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여행을 가기 전에 이른 시간에 취침하는 연습 기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JetLagRooster앱, Entrain앱은 항공편 시간대와 자신의 평소 잠자는 시간만 입력하면 언제 어떻게 잠자고 일어나야 하는지의 스케줄을 만들어 주니 활용해 보자.

▲JetLagRooster앱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으로 이동한다 해도 그 기간이 2~3일 정도로 짧다면 그냥 우리나라 시간대의 신체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 또한, 낮과 밤의 주기를 감지하여 인체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멜라토닌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 체리, 바나나, 토마토, 우유, 완두콩, 호두, 옥수수, 생강 등이 있다.
마지막 방법은 굶는 것이다. 시차 증후군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빛보다 배꼽시계가 더 큰 작용을 한다. 뇌는 아침 식사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새로운 신체리듬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간대 지역으로 가기 바로 전까지 식사를 중단했다가 새로운 시간대의 아침 시간대(7시 30분 정도)에 맞춰 식사를 하면 시차로 인한 피로를 줄이고 평상시의 생활 리듬으로 빨리 돌아와 더욱 건강한 항공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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